<예술하는 습관> 메이슨 커리

5월의 책, 예술하는 습관
위대한 창조의 순간을 만든 구체적 하루의 기록

(20.05.19)

 

 

 

저자 메이슨 커리의 전 집필서 <리추얼>에 소개되었던 161명의 예술가 중 여성이 단 27명뿐이었다는 걸 알아차리고는 그러한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예술하는 습관>을 출간했다. 원서명이 각각 <Daily Rituals>와 <Daily Rituals: Women at Work>이다.

<예술하는 습관>은 훌륭한 업적을 남긴 예술가들이 어떻게 시간을 관리해왔는지 그들의 루틴을 담은 책이다. 흥미로웠던 점은 좋은 작품을 내기 위해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반복하며 작품 관련 활동에 쓸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며 자신을 몰아붙인 사람도 있는 반면에, 좋은 아이디어가 없을 때는 비생산적인 일을 하다가 갑자기 영감이 떠오르면 의자에 앉아 꼼짝도 안 하고 며칠간 글을 쓰는 데 몰두하는 사람도 있다. 다 자기에게 맞는 패턴이 있고, 그들은 어떤 패턴이 자기에게 맞는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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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한 사람의 얼굴을 바꿔놓듯이 습관은 인생의 얼굴을 점차적으로 바꿔놓는다.
- 버지니아 울프 Virginia Woolf

 

한때 한 인터뷰 기자한테서 재미로 무엇을 하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파커는 "글쓰기가 아닌 건 다 재미있어요."라고 대답했다.
-  도로시 파커 Dorothy Parker (미국의 시인, 소설가, 평론가, 영화 각본가)

 

포터는 고독한 집필 생활을 즐겼지만 영원히 그렇게 살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 포터의 글은 삶에서 나왔다. 포터는 장기간 고립된 생활을 하는 작가들을 멸시했다. "사회와 고립되는 것은 어떤 형태든 사망과 다름없어요. 다락방에서도 살아도 좋은 친구가 생길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해요"
- 케서린 앤 포터 Katherine Anne Porter (작가)

 

하우의 딸은 엄마의 임종을 앞두고 '이상적인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다. 그때 91세의 하우는 잠시 숨을 고르고는 단 한 문장으로 대답했다. "배우고, 가르치고, 봉사하고, 즐기는 거란다!"
- 줄리아 워드 하우 Julia Ward Howe (미국의 시인이자 작곡가)

 

산책하기, 목욕하기, 잠자기, 파이 만들기, 그림 그리기, 음악 듣기, 명상하기, 운동하기 등 뭘 하든지 좋으니 그냥 가만히 앉아서 문젯거리를 노려보는 것만은 하지 마세요. 그렇다고 전화통화를 하거나 파티에 가지는 마요. 그렇게 하면 당신이 놓쳐버린 단어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다른 사람들의 말이 쏟아져 들어와 버리거든요. 길 잃는 단어들이 나올 수 있는 틈을 열어두세요. 
- 힐러리 맨틀 Hilary Mantel (부커상을 두번 받은 영국 작가)

 

"많은 예술가들과 지성인, 소위 출세가도를 달린다는 사람들은 많이 만나봤지만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물론 그중 몇몇은 행복하다고 허세를 떨었지만 그 이면을 꿰뚫어 보면 별다를 것 없는 불안과 고통을 찾아볼 수 있다."
- 이사도라 덩컨 Isadora Duncan (미국의 무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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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물의 유무에 대한 약간의 강박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이상적인 패턴은 매일 정해진 루틴을 가지는 거다. 매일 일정량의 할 일을 끝내면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주말에는 집에서 티비보고 자고 먹기만 하며 완벽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도 많은데, 이런 날 저녁에는 그 날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하루를 헛살았다는 죄책감이 든다. 잠을 충분히 자지 않던 대학교 때는 가끔씩 그런 날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잠을 평소에도 충분히 자고 있다. 한편, 잠을 줄여가며 목표를 위해 달려가던 열정 넘치던 내가 그립기도 하다. 새벽에 밤을 새 가며 일을 끝냈을 때의 짜릿함과 뿌듯함, 새벽 공기에 헤롱 거리며 기숙사 방으로 돌아가던 몽롱하면서 상쾌한 기분을 즐겼다. 시간 활용법에 맞고 틀리고는 정답은 없지만 그 사이의 타협점을 찾는 건 어렵다. 

책에서 소개된 예술가 중, 내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패턴을 가진 줄리아 워드 하우의 일정은 다음과 같다:

하우는 아침 7시에 일어나 즉시 냉수 목욕을 했다. 그러고 나서 가족과 함께 아침식사를 했는데 이때는 대개 활기가 넘쳤다. 식사를 하면서 마시는 차 한잔은 저녁식사 시간에 마시는 와인 한잔과 더불어 하우의 유일한 자극제였다. 하우는 아침식사를 마치자마자 즉시 편지와 신문을 읽었다. 그리고 나서 아침 산책을 하고, 체조를 하거나 구기 게임을 했다.
그 후에는 본격적으로 진지하게 일을 하기 시작했다. 10시 정각에는 책상에 앉았다. 정신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제일 힘든 일로 하루를 시작했다. 독일 철학과 그리스극 및 역사와 철학책을 읽는 것이었다. 그 뒤에는 작업하고 있는 작품으로 돌아가 20분간의 낮잠 시간을 빼고 점심시간까지 '강철을 모루 위에 내려놓고 망치로 내리치듯' 일했다.
점심 식사 후, 하우는 책상으로 돌아가 아침에 쓰던 글을 계속 쓰고, 편지에 답장을 보냈고, 마지막으로 이탈리아 시와 여행서, 혹은 프랑스 소설 같은 가벼운 책을 읽었다. 해가 진 후에는 절대 일을 하지 않았다.

 

@하루 한 편 글쓰기
2020년 5월 19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