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하다> 조승연

5월의 책, 시크:하다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 소확행 인문학 관찰 에세이

(20.05.14)

 

 

 

얼마 전에 유튜브 채널로 접하고 나서부터 롤모델이 되어버린 조승연 작가님의 프랑스 인문 관찰 에세이. 미술사를 공부하던 파리 유학 시절 직접 경험한 프랑스 문화와, 프랑스어, 프랑스 역사 등 지식을 바탕으로 그들의 삶의 방식과 모토를 해석한다.

나는 프랑스가 한국보다 대단히 훌륭한 나라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프랑스는 프랑스 나름의 장단점이 있고 한국도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 또 내가 본 프랑스가 프랑스의 전부도 아니다. 
(중략)
이 책의 내용은 7천만 프랑스인을 통틀어 종합한 것이 아니라 내 삶을 바꾼 15~20명의 프랑스인과 함께 지내면서 내가 느끼고 깨달은 행복에 관한 이야기다. p.7 (서문 중 일부)

이동진 평론가가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에서 '서문을 읽으면 작가의 가치관을 알 수 있다'라고 했다. 이 책의 서문을 조금 더 신경 써서 읽어보고는 이제야 서문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보통 서문을 건너뛰고 본문으로 넘어가는 경우에 책의 스타일이 나와 맞지 않다거나 지루하여 완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했고, 책이 재미있었던 경우에는 아쉬워서 에필로그도 남김없이 읽고 작가 관련된 정보를 더 찾아보곤 했다. 이 책의 경우는 후자다. 특히 프랑스와 한국의 장단점을 인정하고, 또 프랑스인을 무리 지어 얘기하는 게 아니라 작가의 주변인을 통해 깨달은 이야기라고 명시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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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목적이 없듯이, 인생은 즐거워서 사는 것이지 이유가 있어서 사는 것이 아니다. 연애가 어떻게 끝나건 사랑하는 사람과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봤다는 것이 중요하듯이 인생도 살아봤다는 것이 중요하지 성공했는지 여부가 중요하지 않다. 그런 프랑스인은 더 큰 집, 더 많은 편의시설, 더 많은 돈과 소비로 행복을 사려는 영미인과 그들의 문화에 젖어 사는 사람들을 딱하게 생각한다. p. 215

 

하늘과 바다가 먹물처럼 검더라도, 우리의 가슴만큼은 광명으로 가득 차 있다.... 천국이건 지옥이건 무슨 상관인가? 만약 미지의 끝에서 새로운 것만 발견할 수 있다면.
<여행> - 보들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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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 문화가 좋다 나쁘다 할 수 없지만 프랑스인들이 정의하는 행복에 있어서는 참 건강하고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혼자 무계획으로 파리 여행을 갔다가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어린 여자아이 네 명에 둘러싸여 소매치기를 당할 뻔한 경험으로 좋지 않은 이미지가 뇌리에 박혀버린 프랑스였는데, 이 책을 읽고는 프랑스어를 다시 배우고, 프랑스에 다시 가서 미식 문화를 좀 더 느껴보고 싶어 졌다. 새로운 문화를 접할 때 어떤 매체를 통해 접하는지가 이렇게 중요하구나. 

https://topclass.chosun.com/board/view.asp?catecode=Q&tnu=201904100011

알면 알 수록 참 괜찮은 분이시다.

 

@하루 한 편 글쓰기
2020년 5월 16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