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감입니다만> 크리스토프 니먼

5월의 책, 오늘이 마감입니다만
1미터 안에 아이디어가 있다

(20.05.14)

 

 

 

번역가가 누구야!

책이 괜찮냐 아니냐에 앞서 한글판 제목 번역이 에러다. 보통 제목과 표지를 보고 책의 전반적인 느낌과 내용을 예상해 보고 다 읽고 나서는 '아 이래서 제목이 이랬구나' 하고 깨달음의 모먼트가 있다. 이건 대체 왜 제목을 이렇게 붙였는지 모르겠다. 분명 이 책의 번역가는 디자이너나 디자인 계통에 발 담근 사람이 아닐 거다라는 추측을 하고 검색해보았는데 번역가님이 프로필이 '미대 디자인과 수학 후 아주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상명대 디자인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고 되어있다. 앗, 디자인 전공자시네. 죄송합니다.

 

 

 

 

그래서 원서를 찾아보니 제목이 'Sunday Sketching' 이다. 표시 디자인도 확실히 심플하다. 원서 제목이 더 잘 어울리는데 작가가 의도하는 바를 담아 고심 끝에 정했겠으니 당연하겠다. 이 책의 작가 크리스토퍼 니먼은 뉴요커 타임 와이어드 뉴욕 타임즈 등 유수 매체들의 표지를 장식하는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다. 한국에서는 비교적 덜 유명하니 마케팅 측면에서 작가 네임벨류보다는 자극적인 제목이 필요했나 보다. 

디자인 쪽에서 공부를 하거나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유명한 디자이너도 매일 창작의 고통을 겪는구나, 그만큼 디자인으로 성공하기는 어렵구나 으윽 으윽 읽는 내내 뼈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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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품은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 난 곧 퇴출될 것이다. 

그러니까 항상 걱정하고, 의심하고 고뇌해야 한다. 걱정하는 것은 인생의 숙명인가 보다.

 

 

 

일주일에 하루는 오픈 프로젝트를 하는데 작은 규칙이 있다. 관객 반응이나 재정적인 실행 가능성이 아이디어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 가장 중요한 것: 과거의 것과는 다른 것이어야 한다.

 

 

 

훌륭한 아이디어는 억지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할 일이란 내 실력에 집중하고, 작업 환경을 좋게 만들고, 생각하고 실험할 시간을 갖는 것이다. 나머지는 운에 맡겨야 한다.

매일 실력을 쌓고 운에 맡겨야 한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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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도서관이 다시 개장했다. 읽고 싶은 다른 책을 빌리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디자인을 그만둬야 할까 말까 항상 고민하면서도 디자인 관련 책에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디자인 이론서 말고 이런 창작 욕구가 샘솟는 책들을 앞으로도 꾸준히 찾아봐야겠다. 

 

@하루 한 편 글쓰기
2020년 5월 15일,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