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매일 식사 해결하기

혼자 살면서 가장 어려운 건 하루 세끼를 '제대로' 해결하기 다.

아침, 점심, 저녁은 시간 맞춰 빠지지 않고 먹는다. 특히 아침 먹기는 어렸을 때부터 습관이 되었기도 하고, 대학생 때부터는 의식적으로 건강을 위해 챙겨 먹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배고픈 걸 못 참아서 한 끼 거르는 게 나에게는 더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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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대로 챙겨먹느냐는 또 다른 얘기다. 

요리가 귀찮으면 배달을 시켜 먹거나 조리된 식품을 사서 먹어도 된다. 괜히 돈 아낀다고 장 봐서 해 먹다가 냉장고 깊숙행이 되어 썩어버린 야채들. 저것만 모아도 비싼 한 끼 외식은 충분히 하고도 남겠다. 그럼에도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오늘 먹지 않으면 버려야 할 것 같은 재료가 있지만 꼭 그런 날은 다른 음식이 당긴다. 혹시 모를 때를 대비하여 구비해둔 단백질 바나 그래놀라가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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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이면 다음 주엔 또 뭘 먹을까 고민을 한다. 무엇을 얼만큼 사야 일주일 치 장을 잘 봤다고 소문이 날까. 그렇게 유튜브 요리 영상을 하나 둘 보면서 구독 시작한 요리 채널만 한가득이다. 영상을 많이 봐도 직접 해 먹는 음식은 몇 안되긴 하지만. '제대로' 요리를 하기 위해 필요한 재료가 너무 많다. 추가 재료 구매를 최소화해서 해먹을 수 있는 건 뭘까. 음식 하나 해 먹으려고 저거 하나 새로 사기엔 너무 비싼데. 그렇게 하나 둘 제외하고 나면 결국엔 똑같이 가장 쉬운, 원래 해 먹던 음식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금요일 저녁은 뭐 해 먹을까, 영상만 몇 시간 주구장창 보다가, 결국엔 무엇을 살지 리스트를 제대로 만들지 못한 채 끝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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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는 또 지난주와 똑같은 - 계란 한 판, 플레인 요거트, 각종 과일들, 땅콩버터, 식빵, 버섯, 양파, 파스타 - 같은 것들로 장바구니를 채워서 돌아오고 말겠지. 그럼 나는 또 요거트볼, 식빵에 땅콩버터 잼, 알리오올리오 파스타, 스크램블 에그, 오믈렛 같은 거나 먹고 살겠지. 그래도 이렇게만 사오면 버리는 음식없이 하루 세끼를 내 입맛에 맞는 것들로 가장 쉽고 간편하게 챙겨 먹을 수 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사는 것들은 - 특히 과하게 산 야채 - 보통 반 먹고 썩은 채 쓰레기통 행이 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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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이 제일 신기하고 대단하다. 냉동고가 없는 일인가구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나는 언제쯤 가능할까...

 

@하루 한 편 글쓰기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