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의 삶 (feat. 동물의 숲에 열광하는 이유)

어느 토요일 오후, B와 카페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1년 만에 만난 B와 그동안 무얼 하고 살았는지, 이전과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앞으로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B가

'우리는 지금 귀족이 하는 일을 하는거야'

고 했다.

'카페에 앉아서 별 하는 거 없이 여유 부리며 수다를 떨고 있잖아. 비생산적이고 효율이 없는 활동을 하면서 말이야. 특권을 누리는 거라고.'

그 순간 게임 한 장면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어, 이거 동물의 숲이나 다름없는 거 아니야?"

"할 일 없이 돌아다니다가 낚시도 좀 하고, 과일도 좀 따고, 마을 주민이랑 만나서 수다도 좀 떨고. 그리고 수집이랑 집 키우면서 욕구도 좀 채우고."

'맞네! 동물의 숲이 귀족의 삶이네.'

"그래서 사람들이 동물의 숲에 열광하나 봐. 다 귀족의 삶을 동경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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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시부터 6시까지 근무하는 일반적인 회사원은 다 노동자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삼X, 엘X, 카X오에 입사하더라도, 다른 기업에 비해 임금이 조금 더 높을 뿐이다. 결국엔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터무니없는 대가를 받으며 일하는, 조선시대의 노비 계층과 다름없다. (당시 인구의 40프로가 노비였다고 한다.)

일반적인 회사를 다니면서 급여만 받고 일하면, '귀족의 삶'이란 꿈꾸는 단계에서 끝이 난다. 우리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갈구하는 동물의 숲 같은 삶은 현실 세계에서 이룰 수 없다. 

최하위 계급에서 탈피하여 상위 계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분명 현재 시스템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돌파구를 찾아내어 뚫어버리는 도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루 한 편 글쓰기
2020년 8월 10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