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엇을 질투하고 있는가?

40만 그림 유튜버 이연님의 대기업 퇴사 후 Q&A 영상이 올라왔다.

한 때 그림 연습을 하던 중 우연히 이연님의 유튜브를 접하게 됐다. 이연님이 올리는 영상의 포맷은 주로 '그림을 그리면서 인생 이야기 하기'다. 그림 실력도 실력이지만, 디자이너로써, 아니 사람으로서의 내공이 어마어마하다는 게 느껴진다. 그림에는 딱히 취미가 없지만 '이연'이라는 사람이 끄는 매력으로 구독을 시작했다. 디자인 필드의 인생 선배 같은 느낌이랄까? 실제로 몇 살 차이가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딱 5년 정도 후에 저 정도의 깊이와 내공을 쌓고 싶다.

이연님의 영상에는 항상 단단함과 묵직함이 느껴진다. 어제 올라온 영상에서, 이연님은 무언가를 선택할 때 어려움에 놓이면 이런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내가 무엇을 질투하고 있는가? 무엇을 부러워하고 있는가?'

이번 회사 퇴사 전에도 이러한 질문을 던졌다. 이연님은 친구가 디자이너로 성공하면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는데, 그림 유튜버로 성공하면 질투가 날 거 같다 했다. 그 외에도 수만가지의 퇴사를 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지만, 일단 디자이너로서의 성공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아니었다. 10주 동안 퇴사 일기를 써보기도 했다. 결론은 '나는 회사와는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퇴사를 하기로 했다. 퇴사를 하고도 밥벌이를 할 수 있도록 회사를 다니면서 남모르게, 그리고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그래서 유튜브도 어느정도의 구독자와 수입을 얻을 때까지 키워왔다. 유튜브 외에 강연이나 작가로서의 길도 열어놨다. 그리고 퇴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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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나는 친구가 혹은 가까운 지인이 어떤 성취를 이뤘을 때 질투를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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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대기업 디자이너? 해외 대학 박사? 의사? 

음.

그 무엇도 아닌 거 같다. 선택지가 잘못된 거 같다. 직업이라는 항목 말고 다른 요소들만 떠오른다.

4개 국어가 유창했으면 좋겠다. 말과 글로 내 생각을 잘 표현했으면 좋겠다. 운동을 잘하고 탄탄하고 건강미가 뿜어 나왔으면 좋겠다. 요리를 끝내주게 잘했으면 좋겠다.

내 친구가 나보다 이런 걸 잘해서 성공하면 부럽고 질투가 날 거 같다. 이런 요소가 당장 어디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거다 보니, 자연스럽게 꾸준히 시간을 투자하는 분야들이다. 

소속된 타이틀 없이 내 이름으로 유명세를 얻고 싶다. 디자인 감각을 쓸 수 있는 무언가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 그런데 그게 기업의 UX/UI 디자이너는 아니다.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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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엇을 질투하고 있는가? 무엇을 부러워하고 있는가?'

인간의 본성을 영리하게 이용하는 짧고 간단한 질문이다. 앞으로 어려운 선택지를 맞이했을 때마다 꺼내 써야겠다.

 

@하루 한 편 글쓰기
2020년 8월 11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