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이슬아의 슬아씨

2020. 10. 25.

by. suziosaurus

출판 마진을 없애려고 혼자 출판사를 차렸다는 90년대 생의 이야기를 어디선가 스쳐 들은 적이 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아래의 유튜브 썸네일을 여러 번 본 적도 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많이, 꾸준하게 써야 한다는 비슷한 조언은 수차례 접해서인지 이 강의는 지나쳐 넘겼다. 끊임없이 피드에 계속 등장하길래 그래 졌다 하고는 클릭해봤고, 영상을 보고 나서는 이슬아라는 사람에 대한 궁금점이 증폭되었다. 글쓰기에 대해 말하는 그녀는 출판사를 차린 90년대생과 동일인물이었다. 출연한 TV 프로그램을 찾아보기도 하고 곧바로 에세이 구독 신청도 했다.

이슬아씨는, 글쓰기는 마음을 부지런하고 무심히 지나치는 것을 유심히 보게 하는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소심한 성격에 '이랬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에 비롯하여 시작되어 일기를 쓰게 되었고, 그렇게 지나가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처음에는 자신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하는데, 글감은 생각보다 빠르게 떨어져 주어를 다른 사물이나 인물로 확장하게 된다. 그렇게 글쓰기는 주어를 이동하고 확장해 나가는 일이다. 좋은 글은 오감이 살아있는 묘사가 뛰어난 글이며 사랑하는 대상을 불멸화 하는 길이다.

7년차 프리랜서인 그녀는 출판사 사장이기도, 작가이기도, 아이들 글쓰기 교사이기도 하다. 우연하게 만화가로 데뷔하여 한동안 만화 연재를 했었고, 칼럼 집필도 여러 번 했으며, 누드모델의 경력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요가로 하루를 시작하고 직접 앞마당에 재배한 과일과 채소를 따다가 요리해먹는 비건 생활을 한다. 몇 년째 월-금 매일 저녁 12시에 글 한편을 구독자에게 보내는 <일간 이슬아>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저녁 여덟 시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서 열 두시 마감을 한다. 매일 라디오 진행을 하는 것처럼 정해진 시간에 구독자들과의 약속을 지켜낸다. 글쓰기, 글 보내기, 책 출판, 책 배송, 글쓰기 수업 진행, 그리고 수입 관리와 세금 관련 처리까지도 뚝딱 혼자 해낸다. 무엇보다도 알찬 저녁 시간 활용이 아침 시간 활용보다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대학 졸업 후 2500만 원의 학자금 대출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일간 이슬아> 프로젝트는 대성공으로 3년째 이어오고 있다. 위기는 기회가 되었다. 발상의 전환, 추진력과 실행력이 지금의 이슬아 씨를 있게 했다.

없는 길을 만들어낸 이슬아씨, 당차고 아름답고 멋있는 사람이다.

www.youtube.com/watch?v=dr6z0Jdcx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