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해 카드

2020년을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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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도 끝을 향해 달려간다. 코로나로 조금 더 갑갑하고 위축된 1년을 보냈다. 그럼에도 가까이 혹은 멀리서 함께했던 가족, 친구, 지인들 덕분에 큰 문제없이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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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든 탓인지, 환경 탓인지. 처음으로 신년맞이이자, 2020년 수고했다며 유독 더 고마웠던 지인들에게 편지를 쓰기로 했다. 일반 편지지에다 쓰기에는 조금 밋밋하니까 직접 카드를 만들기로 한다. 처음엔 카드를 컴퓨터로 일러스트 작업해서 근처 프린트 샵에 맡겨 대량으로 주문 제작을 하려 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방학 며칠 전 갑작스러운 락다운으로 모든 상점이 문을 닫게 되어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어쩌지, 하다가 락다운 전날 부랴부랴 집 앞 문구 스토어에 들려 흰색의 빈 카드용 종이와 봉투를 사 왔다. 그렇게 내 손에는 빈 종이와 책장에 꽂혀있던 먼지 쌓인 색연필뿐. 도대체 어떤 걸 그려야 빈 여백을 효과적으로 채울 수 있을까. 그것도 열댓 장을! 배경까지 색칠하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흠, 이왕 손으로 그리는 거, 받는 사람 얼굴을 캐릭터로 그리기로 한다. 예쁘게 잘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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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2021!, @suziosaurus

 

우표 붙인 편지 봉투들, @suziosau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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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문제로 일부 블러 처리하였음)

첫 카드 디자인을 잡는데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었다. 하나의 포맷을 잡고 나니까 다행히 그다음 그리기는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처음엔 약 스무 명에게 보낼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게 하루에 몰아하다 보니까 적은 양이 아니더라. 집중해서 하다 보니 시간도 빠르게 흐르고 체력 소모도 됐다. 어느 정도 카드 작업을 정리하고 나니 밤 열두 시가 되었다. 예상치 못하게 우표 붙이는 거나, 미리 한국어로 받아뒀던 주소를 영문으로 바꿔 쓰는 데 은근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다. 그렇게 카드는 열한 개에서 마무리하게 되는데...

우체통에 편지도 이미 넣었고, 여기서 그냥 끝내려고 했는데 지금보니 아쉽다. 이왕 한 김에 이번 주 주말에 다시 각 잡고 꼭 보내고 싶은 몇 명만 더 추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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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문자나 카톡으로 띡-하고 보내는 새해인사보다, 이렇게 카드로 보내면 조금은 더 진심이 전달되지 않을까 한다. 이미 디자인을 본 몇몇 친구들이 벌써부터 귀엽다고, 예쁘다고 한다. 마음에 들어해서 다행이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성공이다. 크리스마스 기간에 코로나까지 겹쳐, 해외 우편은 얼마나 걸릴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최소 3주는 걸릴 거 같은데. 1월이 가기 전에만 도착했으면 하는 작은 염원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