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이 있다면?

요즘 공부하고 있는 화상 강의 시간에 소장님께서 지나가는 말로 지금 100억(?)이 있으면 무엇을 하겠냐고 물어보셨다.

 

일단 나는 꿈이 굉장히 많다.

그중 가장 마지막 단계의 꿈은 '내 이름을 건 장학 재단 설립'이다.

나는 정신 및 육체적 건강, 그리고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다.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오고 있다. 특히나 건강한 사고를 가지는 것과 그 방법에 대해서 말이다. 지금까지 내 나름 쌓아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린 결론은, 어렸을 때 어떠한 환경에서 어떠한 교육을 받고 자랐느냐가 가장 중요하더라. 성인이 되어 이미 자아가 확립된 시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나 우울을 심하게 앓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조건 없는, 무제한 적인 지지와 사랑으로 자기 효용감을 높이는 거뿐이다. 제 생각엔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인성, 금융, 건강 등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는 재단을 설립하고 싶다.

이런 꿈을 그리기 시작한 지도 벌써 몇 년이 되었다. 친구들이랑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나중에 돈을 많이 벌면~'이라는 전제 조건 하에 장학 재단을 세우겠다고 말을 하고 다녔다. 탄탄한 기반을 가진 재단을 설립하기 위해서 '충분한 돈'은 필수적인 요소니 말이다.

그런데 수업 시간에 100억이 있으면 뭘 하겠느냐라는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그때 딱 떠오른 생각은, 이론 상으로 위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1. 100억을 잘 굴려서 재산을 불리고,
2. 뚜렷한 비전, 목표, 체계를 가진 장학 재단을 설립하고,
3. 장학 재단이 설립 이념에 부합한 상태로 영원히 굴러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

해야 하는데, 나는 지금 그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돈이 충분하다는 1번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지금 가진 그릇으로는 2번과 3번을 할 수 없더라. '나중에 돈을 많이 벌면' 은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이 되지 못했던 거다.

일차적으로 나는 그런 큰돈을 굴릴 수 있는 자본가가 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 이건 '돈'만의 문제가 아니었던 거다. 나부터가 올바른 교육 시스템 구축 능력이 아직은 부족하고, 각 분야에서 이를 전문적으로 서포트해줄 수 있는 사람들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히 공부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고, 얻은 인사이트를 내 것으로 만들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내 능력과 가치를 높이고 그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여러모로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 내가 가진 그릇은 아직은 너무나도 작았던 거다.

그래서 질문에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 수업을 트리거로 1번과 3번 조건을 가능케 하도록 꾸준히 공부하며 내 그릇을 키워 나가야겠다. 1억 도 못 만져봤고, 허황된 꿈이라고만 생각해왔지만, 원칙 지키기를 꾸준히 하다 보면 혹시, 아주 혹시, 사람 일은 모르니까.

아직 배우고 익혀나가야 할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하루 한 편 글쓰기
2020년 7월 5일,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