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스타일

저는 말이죠,

제목 그대로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스타일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걷고 싶어! 하는 반항아적 기질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돈을 쓰는 것보다는 아끼는 걸 좋아해서 자연스레 물욕이 별로 없기도 하고,

예쁜 옷이나 신발에 관심은 있어 찾아보기는 하나 다른 취미 생활에 우선적으로 돈을 쓰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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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패턴에 대해 몇자 적어보자면, 첫 구매는 꽤나 신중하게 하며, 대신에 브랜드 로열티가 높은 편입니다. 한번 쓰고 만족하면 그 브랜드 제품을 계속 사용합니다.

그래서 벌써 4년째, 한국에서, 심지어 네덜란드에서도 아무도 안 쓰는 구글 픽셀 폰 유저이기도 합니다. 애플은 앱스토어가 마음에 안 들고 삼성폰은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어서, 디자인은 예쁜데 안드로이드 기반인 폰을 장장 6개월에 걸쳐 따져보고 고민해서 구입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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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평소에 작은 돈을 아꼈다가 차라리 한번씩 크게, 좋은 것에 투자합니다. 화장품은 딱 나에게 잘 어울리는 걸로 한 두개 뿐인 반면에, 전자제품은 노트북, 이북 리더기, 디스플레이 타블렛, 고프로, 마이크 등 스펙 좋은 걸로 오랜 시간 찬찬히 눈여겨보다가 하나씩 장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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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에는 별 관심이 없고,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나이키입니다. 

물론 돈이 아주 많다면야 한번 사도 오래 입을 수 있는 질 좋은 명품 브랜드의 옷을 사겠지만은, 그 정도의 여유는 전혀 없습니다. 돈이 별로 없어서 극 실용주의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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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습니까? 

왜 제 눈에는 명품 브랜드 로고가 박힌 가방이 하나도 예뻐보이지 않는 걸까요?

차나 시계도 마찬가지 입니다. 전시 매장에서 시승을 해봤는데 (친구랑 놀다가 우연히 들어가서), 고가일수록 탑승감과 탑재된 기능은 아주 좋더라고요. 그런데 외관이 아주 뛰어나게 예쁘다던가, 갖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시계, 특히 롤렉스, 는 그 돈 주고 살 만한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궁금해서 롤렉스 브랜드 매거진도 읽어보고, 역사를 찾아보는 등 조사도 해봤습니다. 그래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 취향이 이상한 걸 까요? 아니면 아직 잘 몰라서 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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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가방이나 차, 시계 등은 고가의 브랜드 제품을 잘 몰라서 관심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그냥 제 스타일이 확고한 거더라고요.

며칠 전에, 돈이 넘쳐흐르면 살 것 같은, 물욕을 일깨워준 시계를 알게 됐습니다.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IWC

 

IWC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한국 원화로 4천7백7십만 원 되겠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와, 이건 정말 간지 난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시계였습니다. 무슨 시계가 이렇게 비싸냐면,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Portugieser Perpetual Calendar)의 문 페이즈 디스플레이는 실제 달의 주기와 그 오차가 577.5년 동안 단 하루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우아한 타임머신은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모든 요구를 충족시켜줍니다. 무엇보다 퍼페추얼 캘린더, 전체 연도표시, 펠라톤 와인딩을 장착한 7일간의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실버 도금 다이얼은 서브 다이얼에서 문 페이즈, 날짜와 파워리저브, 월과 요일 및 스몰 세컨즈를 표시해줍니다. IWC 52000 칼리버 시리즈의 솔리드 레드 골드 로터와 블루빛 나사를 갖춘 자체제작 무브먼트가 동력을 제공합니다. 18캐럿 레드 골드 시계는 아치형 전면 글래스가 장착되어 있으며 다크 브라운 엘리게이터 레더 스트랩이 매치됩니다

제가 꽤나 즐겨보는 유튜버 런업님 채널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몰랐던 시야를 이렇게 넓혀주는군요.

 

제 소비 패턴을 봤을 때, 현재 내 전재산의 300분의 1 정도까지의 지출은 타격이 크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삼백만 원이 전 재산이라면 만원 정도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기꺼이 쓸 수 있다는 거죠.

저 시계를 큰 타격 없이 사려면 4770만 원 x 300 = 1.4*10^14원 정도가 필요한데, 그럼 백조 대의 재산을 가져야겠군요.

상상도 못 할 금액이네요.

물론 비교를 저런 식으로 하면 안 되겠죠. 그래도 제 기준에서 시계에 약 오천만 원을 흔쾌히 투자하려면 최소 100억대의 자산가가 돼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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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꿈의 시계를 소개한 김에, 최근에 처음으로 드림카가 생겼다는 TMI를 또 하나 던지고 갑니다.

나 혼자 산다에서 경수진 씨가 타던 레이!

차 안을 캠핑카로 개조해서, 주말에 혼자, 또는 동생이나 친구랑 드라이브를 하고 차박을 하고 싶다는 작은 꿈이 생겼습니다. 3년 내로요. 그러려면 한국에 거주하면서, 돈도 많이 벌고, 유동적으로 시간 관리를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겠네요. 2023년 12월 미래의 저 모습을 상상하며 저는 이만 꿈나라로 가야 겠습니다.

 

 

경수진 차, 레이 @나혼자 산다